별빛 하나에도 우리를 빛낼 수는 있다.
한 방울 눈물에도 우리를 씻을 수는 있다.
버려진 정신들을 이끌고, 바람이 되어
한반도에 스민 잠을 흔들 수는 있다.
춥고 긴 겨울을 뒤척이는 자여.
그대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
더 이상 시를 써서 시를 죽이지 말라.
누군가 엿보며 웃고 있도다. 웃고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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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에 '못난이 노자'라는 글을 연재하는 송기원 시인의 시이다.
정신이 번뜩 나게 하는 날카로움이랄까.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난다는 구절도 섬뜻하지만 "시를 써서 시를 죽이지 말라, 누군도 엿보며 웃고 있도다"라는 구절 역시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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