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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7 베란다 텃밭
  2. 2010.04.23 살아있는 것들에게 말 걸기... (3)
posted by 몽똘 2010.06.07 16:28
용인으로 이사오면서 베란타에 텃밭을 만든지 이제 4개월 째입니다.
식물의 성장속도는 정말 빠르네요.
모종을 심은 산딸기와 토마토, 상추. 그리고 씨를 뿌려 싹이 난 청경채 정도가 아래 사진처럼 자리를 잡았어요.

조금 지나니 씨앗을 뿌린 상추가 싹을 틔우기 시작하네요(이렇게 잘 자랄 줄 모르고 너무 촘촘히 심었다는...ㅠㅠ).

지금 우리 베란다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짜잔~~~

아쉽게도 산딸기는 사진에 나오지 않았고, 토마토 모종은 자신이 나무인줄 착각하는 중. 청경채가 쑥쑥 자라 박스를 주워와서 새로 분양을 했죠. 쑥갓은 한번 뜯어먹고 새로 싹을 틔우는 중. 깻잎도 너무 잘 자라서... 맨 뒤쪽의 상추는 마치 풀처럼 자라고... 새로 사온 청양고추 모종 4개도 우유곽에서 열심히 자라는 중. 씨앗을 심은 고추모종도 모두 싹을 틔우고 청양고추의 뒤를 따르고 있지요. 지리산에서 받은 나팔꽃도 쑥쑥 자라는 중인데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네요.
새로 마련한 자리엔 다시 쑥갓과 시금치를 심었지요.

아침마다 인사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준 뒤 저녁에 창문을 닫고 헤어지는 인사를 하는 것 외에 특별히 돌본 기억도 별로 없는데... 때 맞춰 물 준 기억밖에 없는데... 이렇게 쑥쑥 자라니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그리고 어설프게나마 함께 기르고 자란다는 의미를 조금씩 몸으로 깨닫게 됩니다.
기르다보니 먹을 것을 아끼게 되고...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베란타 텃밭을 좀 하고 나면 밖에다 주말농장을 만들게 된다고...
아직 그럴 정도는 아니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다 빈박스를 보면 좀 망설이게 되기는 하지요...ㅎㅎ
한 달 뒤면 우리 솔랑이가 태어나는데 아빠, 엄마가 기른 토마토와 야채를 먹으면 그 애도 좋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겠지요.

다른 분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네요(뭐, 농사에 대해선 쥐뿔도 모르지만요...ㅎㅎ)
다음에 또 사진을 올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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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똘 2010.04.23 20:25
이사를 하면서 베란다를 가지게 되었다.
생명과 자급의 삶을 얘기하면서 정작 내 삶에는 자급의 여지가 없었는데, 베란다가 생기면서 이제 그 삶을 누리게 되었다.

플라스틱 화분이지만 그 속에 흙을 채우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아침 저녁으로 창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공기를 쐬여 주자 어느새 작은 싹들이 하나둘씩, 조금 지나니 무리를 지어 고개를 내밀었다.
저 가냘픈 것들이 어떻게 흙을 뚫고 나왔을까 신기했다.
그리고 이미 죽은 듯한 바싹 마른 씨앗에서 저리 푸른 싹이 자라다니...
새삼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얼마나 진실되지 못한지를 깨닫는다.
이미 죽어버린 듯한 세상도 이렇게 작은 조건만 맞춰줘도 새로운 시작을 만드는데,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니, 그 얼마나 오만한 말일까...
아침, 저녁으로 그 생명의 변화가 신기해서 베란다를 서성이곤 한다.

내친 김에 콩나물도 기르리라 맘 먹었다.
콩나물콩을 구해 물에 불렸다가 시루 속에 넣고 아침 저녁 시간 날때마다 물을 붓고 따르기를 반복했다.
가려줄 천이 없어 그냥 보자기를 접어 위에 가만히 덮어두었다.
정말 물 말고는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았건만 콩나물들은 정말 무럭무럭 자랐다.
일주일 지나니 먹을만치 길게 자랐고 어제 첫 수확을 했다.
첫 수확이니 나눠먹으려 친정집에 콩나물을 좀 보냈다.
남은 콩나물로 국을 끓여먹으니 왠지 마음이 다르다.
콩나물 대가리 하나도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생명은 조건만 맞춰지면 스스로 잘 자란다.
어떻게 클지는 그 자신만이 알겠지만 지켜보는 사람에게도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공부를 시킨다.
어느새 고추, 깻잎, 상추, 청경채, 쑥갓의 싹들이 베란다를 가득 메우면서, 얘들과 어떻게 더불어 잘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혹 비좁지는 않을까, 심을 곳과 흙을 더 구해 넓혀줄까, 남은 음식물로 퇴비를 만들어 볼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자라는 것들과 얘기를 나눈다.
쓰러진 작은 싹 하나라도 일으켜보려 신경을 쓰게 된다.

고맙다.
희망을 품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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