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린비노조분들과 점심을 같이 먹었다.
아주 즐겁게...
몇가지 해프닝이 있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 불쾌지수가 높고 같은 공간에서 지리한 신경전을 펼쳐야 하는 그린비노조는 더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힘겨운 싸움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게 하나씩 매듭을 지어가면 좋을 것 같고, 그러려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내가 이 싸움에 관심을 가진 건 단순하다.
부당한 이유로 징계를 받은 노동자가 있고, 내가 그곳과 책을 냈다는 관계를 맺고 있어서이다.
제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내 일상과 가까운 곳에 있는 노동자들과 손을 잡지 못한다면 멀리 있는 곳과는 더 손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내가 노동과 생산을 얘기하는 게 부조리하기 때문이다. 대의적인 명분이 아니라 내가 내 자신을 그렇게 부조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번 고개를 돌리면 또 고개를 돌리게 될 거라는 두려움이 내 속에 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다.
무엇이 승리일지는 모르지만 그 싸움이 싸우는 사람들에게 기쁘게 남는 걸 보고싶다.
그러면서 나도 힘을 얻고 싶다. 우리가 믿고 싸우는 바가 옳을 뿐만 아니라 무기력하지 않다는 것을.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기에 우리도 싸울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정말 고마운 건 힘겹게 싸우는 노동자들이다.

사실 이 싸움에는 무엇이 승리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노조의 단협이 승리한다해도 여전히 출판사의 실권은 그들에게 있을 터이니.
가장 궁극적인 대안은 노동자들이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안이 어느날 선물처럼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지리한 싸움을 겪으며 서로의 관계가 더 단단해지고 그 싸움을 함께 할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런 터전이 모습을 드러낼 거라 믿는다.
자기 노동의 결과물에 자기 이름조차 싣지 못하는 이 소외된 상황이 사라져야 주체적인 노동이 시작될 거라 믿는다.
땡땡책협동조합 역시 이런 싸움이 하나씩 승리할 때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이 싸움이 꼭 이겼으면 좋겠다.

우리가 얼마나 큰 힘을 실어줄 수 있겠나.
힘들 때 옆에서 잡아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고.
다음주까지 그린비출판사 분회에 따뜻한 말, 함께 하자는 말 많이 건네주면 좋겠다. 그러면 단체협상도 힘을 얻지 않겠나.
힘을 모으면 좋겠다.
너와 나, 우리를 위해...

그린비출판사분회 블로그: http://blog.jinbo.net/gb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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