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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21 의료단지가 옥천군의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옥천신문 칼럼)
posted by 몽똘 2014.03.21 23:03

옥천군의 재정상황을 보자. 2013년 8월말 옥천군의 재정공시에 따르면, 2012년 세금수입은 3천 777억원, 세금지출은 2천 979억원이다. 지방정부 자체수입을 기준으로 삼는 재정자립도는 18.1%로 2012년 전국의 군 단위 재정자립도가 16.4%이니 나쁘지 않다. 더구나 지방정부가 사용처를 정할 수 있는 예산을 기준으로 삼는 재정자주도는 71.7%로 높은 편이다. 옥천군의 자체 수입은 적지만 국비나 도비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문제는 국비나 도비를 받으려면 중앙정부나 충청북도의 사업계획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즉 지역의 기획과 힘이 아니라 외부의 계획과 재원에 따라 옥천군의 주요 사업이 결정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국비나 도비를 받는 사업들은 언제나 지방정부가 그에 상응하는 돈(매칭 펀드)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즉 국비나 도비를 받으려면 지방정부도 그만큼 투자를 해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돈을 지원받는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러다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가 중간에 사업을 변경하면 기초자치단체가 말 그대로 ‘독박’을 쓰기도 한다. 실제로 강원도의 어느 기초자치단체는 사업의 실패를 알면서도 지원받은 국비를 다 쓰기 위해 불필요한 예산을 집행하는 기이한 일을 벌이고 있다.

 

악순환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데, 자기 돈이 부족한 지방정부가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기도 한다. 주민과 법인이 내는 지방세가 지방정부의 재정인데, 지방채는 지방세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 즉 빚이다. 안전행정부의 ‘2012년말 지방채무 현황’에 따르면 옥천의 채무는 200억원으로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6.0%이다. 인근의 영동군은 0.9%이고, 옥천군은 충청북도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청주시(12.0%)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높은 비율은 옥천군이 2011년까지 산업단지와 농공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약 2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 것과 연관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완공을 목표로 488억원을 투자하는 제2의료기기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곧 시작된다. 이 사업은 옥천군과 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흥구 부군수는 2013년 11월 《충북일보》에 제 1단지가 100% 분양되고 959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940명의 고용을 창출했다고 썼는데, 실제로 그런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사실 기업이 투자한들 그건 기업의 자산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세금이 공제된다. 의료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법인세와 소득세, 취득세, 재산세를 감면받고 물류비와 오폐수처리비용 등 온갖 지원을 받는다. 실제로 옥천군은 지난 5년 동안 기업들에게 133억원의 지방세를 감면했다. 투자가 유치되는 만큼 걷지 못하는 세금이나 세금지출도 늘어나는 셈이다. 그리고 실제로 940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는지도 따져봐야 하겠지만 그 중 옥천주민이 일하는 곳은 얼마나 될까? 옥천의 물류창고업이 옥천군민의 일자리가 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조차도 미지수이다.

 

사실 의료기기 산업단지는 옥천군만이 아니라 충청북도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제 2의료단지 사업을 충북개발공사가 맡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로 충청북도의 사업방향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산업단지를 지어야 할까?

 

이런 상태에서 지역주민들의 여론도 반영되지 않고 관련된 정보도 공개되지 않는다. 작년 5월에 완료되었다는 단지조성 타당성 용역보고서도 비공개 상태이다. 그리고 1단지에 새로 들어왔다는 기업들이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지역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 수 없다. 옥천군의 많은 토지는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수질보전지역으로 묶여 있어 유해물질의 영향을 적게 받는 편이지만,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니 알 수 없다. 그러니 주민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고, 군민들은 그 효과도 분명하지 않은 의료단지를 더 큰 규모로 짓겠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대규모 단지를 만들고 외부기업을 유치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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