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가난한 사람을 외면하면
하늘도 그에게서 얼굴을 돌리리라.

누구든지 힘없는 사람을 무시하면
하늘도 그에게서 눈길을 거두리라.

누구든지 불의한 세력에 침묵하면
하늘도 그에게서 두 귀를 닫으리라.

세상에서 받을 칭찬과 보상을 다 받은 자에게
하늘은 그를 위해 남겨둔 것이 아무것도 없으리라.

------------------------
박노해 시인...
90년대 <노동의 새벽>이라는 시집으로 내게 충격을 줬던 시인이다.
특히 '이불호청을 꿰매면서'라는 시는 내게 강렬한 느낌을 줬고, 그 느낌은 아직도 남아 있다.
그 뒤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이라는 비밀결사를 이끌기도 했던 그.
출옥한 뒤에는 <나눔문화>라는 단체를 만들어 또 한번 나를 놀라게 했다.
한 때 그의 변화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
내 의심을 탓하면서...
그가 살고자 하는 가난과 평화의 삶이 내게도 다른 방향은 아니니...
얼마 전 나눔문화 강연을 다녀오면서 그가 쓴 두번째 팜플랫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를 선물받았다.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그가 무엇을 보려 하는지 잘 드러난 책이다.
어쩌면 그 당시 <사노맹> 활동을 했던 사람들 중 박노해 시인이 가장 건강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듯하다.
언제 한번 막걸리 한잔 나눌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