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유토피아의 의미는 '어느 곳에도 없는 장소(no where)'이다.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단어를 다시 조합해서 '지금 여기(now here)'로 쓰기도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 당장 이상적인 대안이 실현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계급론으로 유명한 라이트(E. O. Wright)가 주도하는 'Real Utopias Project'는 그런 회의적인 시각을 넘어서기 위해 1991년에 시작되었다. 라이트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회학자, 경제학자, 정치학자들이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모이고 토론을 거치며 조금씩 그 실현가능한 대안을 완성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논의의 결과물들이 Verso출판사를 통해 출판되고 있다. 벌써 5권이 출판되었다.
더 좋은 점은 그 내용들을 웹사이트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아래 주소로 가면 원문들을 다운받아 볼 수 있다(물론 전부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http://www.ssc.wisc.edu/~wright/RealUtopias.htm
더 많은 논의를 위해 자료들을 과감하게 공개하는 점이 참 마음에 든다.

이제 20년을 향해 가는 대규모 프로젝트, 이런 것이 한국에 가능할까?
1년마다 연구성과를 비교하고, 양적인 비교에만 익숙한 한국에서 이런 프로젝트는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것을 불가능하다 여기지 말고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도 연구자들의 몫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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