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오전 11시 용산참사가 벌어졌던 남일당 건물 앞에서는 크리스마스 미사가 열렸다.
흐리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대로변까지 늘어설 정도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남일당을 찾았다.
돈을 좇지도, 전쟁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모여 예수님의 세상오심을 기렸다.
예수가 누운 말 구유야말로 배제되고 소외된 사람들의 처지를 뜻하는 것이란 신부님의 말씀이 있고, 약간은 낯선 미사가 진행되고 난 뒤, 신부님이 소리쳤다. "평화를 빕니다", "모두 힘을 냅시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얘기가 아닌가. 평화를 빌고, 힘을 내야 한다. 그런 이들이 서로 손을 맞잡아야 한다.
미사가 끝나갈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유족분은 먼저 간 사람들의 눈물이라며 목 놓아 눈물을 흘리셨다.

그렇게 미사가 끝나고 난 뒤 모두 '그날이 오면'을 합창했다.
오랜만에 불러보는 노래였고, 그 가사가 마음을 파고 들었다.


미사가 끝나고 난 뒤 어느새 문화로 잡아버린 듯한, 아는 얼굴들을 찾는 시간...
여러 사람의 모습을 접하고 마음이 따뜻했다.
아직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

미사가 끝나고 난 뒤 밥차에서 사람들과 나눠먹었던 떡국도 아주 맛있었다.
평화는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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