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논객을 대표(?)하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칼날을 겨루고 있다.
논객들이 서로에게 칼날을 겨루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왠지 그 싸움의 끝이 생산적이거나 중요한 의미를 남기지 못할 듯하다(물론 논쟁이 꼭 생산적으로 끝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중권씨야 좌충우돌하며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온 사람이니 앞으로도 슬기롭게 자기 길을 잘 헤쳐가리라 믿는다.
허낙 김규항씨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르다.
소위 'B급좌파'라는 이미지로, 역설적이지만, 자신의 이미지를 '순수하게' 만들어온 그이니, 이번 논쟁이 어떤 면에서는 그의 순수하지 않은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의 사태는 예전에 김규항씨가 '그 페미니즘'이라는 글을 썼을 때와 느낌이 좀 비슷하다(지나친 생각일까?)
다시 한번 이미지 마케팅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진중권씨의 얘기가 아니라 얘기하는 방식을 물고 늘어지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김규항 씨가 자신에게 날아온 비판을 대한 방식은 어땠을까?
워낙에 자기관리(?)를 잘 하시는 분이라 흠을 잡기가 쉽지 않지만 출판계에서 몇번 악명(?)을 들은 바 있고, 내가 아는 활동가들이 직접 곤경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데, http://blog.jinbo.net/mete0r?pid=322 나 http://blog.jinbo.net/aumilieu/?pid=602 를 보면 대강의 정황을 알 수 있다.

사회가 어떻게 바뀌더라도 자신이 하고픈 말을 누구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그 말이 힘을 가지려면, 어렵지만, 앎과 삶이 조금씩 다가서야 한다.
김규항씨가 그렇게 존경한다는 권정생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말을 건냈을까?
아니면 그가 책을 쓴 예수라는 분은 어떻게 얘기를 건냈을까?

진보신당의 미래도 암담하지만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삶도 그리 희망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 점이 우리를 더욱 힘빠지게 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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