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문화가 보내주는 숨고르기에 실린 박노해 시인의 시이다.

----------------
냉면을 먹을 때
가위로 자르지 마라
그 사람과 절교의 식사가 아니라면

김치를 먹을 때
가위로 자르지 마라
오랜 인연과 결별의 만찬이 아니라면

끈을 묶을 때
풀 때를 생각하며 사려 깊게 매듭을 지어라
가위로 싹둑싹둑 자르게 하지 마라

가위는 반듯이 오릴 때만 써라
단절과 파괴를 위해 가위를 들지 마라
가위는 오직 창조를 위한 단절에만 써라

사람 관계도 일의 정리도
세상을 바꾸는 투쟁도 그러하다
살리고 나누고 창조를 위해서만 가위를 들라
-------------------
개정된 저작권법에 따르면 이렇게 시를 나누는 것도 문제삼을 수 있다는 말씀.
그러니 이 얼마나 각박한 세상인가.
법을 어기는 게 바로 사는 법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저작권법에 대해서는 가위를 써야 할 듯.^^

그나저나 박노해 시인은 아나키스트로 전향했나?
파괴를 향한 열정이 창조를 향한 열정이라는 바쿠닌의 느낌도 있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