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투표일이 다음 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을 찍을지 결심을 한 용인시민은 몇이나 될까? 지방선거 투표율은 1995년 68.4%, 1998년 52.7%, 2002년 48.9%, 2006년 51.3%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만이 아니라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투표율도 떨어지고 있으니 지방선거에만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지방선거에 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것이 지방선거인데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더욱더 부족하다. TV나 신문에 나오는 건 대부분 중앙정치이고 우리 지역의 소식은 아주 짧게 언급된다. 그러니 지역에 관한 정보를 구하려면 직접 인터넷이나 시청이나 구청 홈페이지를 검색해야 한다. 복잡하고 귀찮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숙한 중앙정치의 선호도에 따라 후보자를 뽑거나 그냥 투표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무심함이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면서 옛날에 비해 시청과 구청이 많은 권한을 갖게 되었다. 돈은 중앙정부에서 나올지라도 시청과 구청이 도시계획, 보육과 복지, 교육, 교통 등 우리 일상과 관련된 정책들을 계획하고 집행한다. 순간의 실수가 4년을 좌우할 수 있고, 순간의 선택이 우리 아이, 우리 가족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더군다나 지금 용인시는 공천과정에서부터 심한 잡음이 일었다. 한나라당은 국민공천배심원단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오세동 후보를 시장후보로 공천했고, 민주당은 기준을 세우지 못하다 여론조사에서 밀린 김학규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여기에 인사비리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현재의 용인시장 서정석 후보가 출마했다. 그러니 누가 당선되더라도 용인시의 밝은 미래를 점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니 선거 자체를 포기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선거 한번으로 세상이 바뀌기를 기대하지 말고 선거를 이용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바꿔보자. 선거에 앞서 최소한 이것만은 기억하고 다짐하자.


첫째, 사람과 정책이 비슷비슷해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면, 나와 우리 가족이 필요한 것을 먼저 생각하자. 선거는 일꾼을 뽑는 장이니 내가 무슨 일을 시킬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후보자들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정책으로 만들도록 끊임없이 요구하자. 선거사무소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우리가 원하는 정책과 미래를 요구하고 후보자들이 이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도록 만들자.


둘째, 정책을 따지기 어렵다면 사람됨이라도 꼼꼼히 살펴보자. 선거홍보물에는 후보자의 재산상황, 병역사항, 세금납부실적, 전과기록 등이 나와 있다. 사람됨이라도 괜찮은 사람을 뽑아야 비리나 큰 정책실패를 막을 수 있다.


셋째, 지방자치는 좋은 대표를 뽑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정치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그러니 지방선거만이 아니라 지방자치제도 전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뽑은 사람이 당선되지 않았다고 좌절하지 말고 당선된 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하는지 계속 감시하고 문제가 있으면 주민감사제도나 주민소환제도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주민들이 주민발의제도나 주민투표제도를 통해 직접 조례를 제정하고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런 제도 외에도 시청이나 구청 홈페이지에서 민원을 넣고 정보공개를 청구하며 용인시의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투표 한번으로 행복을 바라지 말고 나와 우리의 행복을 위해 끈질기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자. 겨울 뒤에 봄이 오고 고난 뒤에 행복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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