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진진하게 마인드프리즘 이야기를 해야겠다.

왜냐하면 오늘 2명 중 계약직 노동자  중 1명이 해고, 사측은 계약 종료, 되기 때문이다.

이 한 명은 와락에서 정혜신씨와 함께 치유활동가로 일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오늘부터 마인드프리즘 노동조합은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다.


마인드프리즘의 상황을 보면, 그동안 내세웠던 해고노동자의 치유나 사회적인 가치와 무관한 민낯이 드러난다.


몇 가지 궁금증을 밝히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혜신 전 대표는 이번 일에 아무런 책임이 없을까?

회사의 부채가 30억원 정도인데, 이 부채는 정혜신 전 대표가 사임의사를 밝힌 올해 5월부터 누적된 게 아니라 회사 설립 이후부터 누적된 부채이다.

정혜신 전 대표는 얼마 전(2014년 12월 26일), 타이밍이 참 공교로운데,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마인드프리즘과 관계를 끊었다고 이야기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기사를 인터뷰한 기자가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다. “정혜신 이명수 부부는 심리치유 전문기업 ‘마인드프리즘’으로 유명합니다. 당연히 아직도 겸직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완전히 접었다고 합니다. 이제 안산에서의 치유활동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합니다.”

세월호 가족의 치유에 모든 걸 거는 건 좋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몇 년 동안 마인드프리즘을 이끌어온 노동자들은? 왜 노동자들이 그 부채를 짊어지며 해고되어야 하나?

정혜신 전 대표가 사임한 뒤, 노조의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해 7월에는 직원의 1/3을 권고사직으로 감원하겠다는 통보가 있기도 했으며, 결국은  희망퇴직 형식으로 직원 28명 중 8명이 마인드프리즘을 떠나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희망퇴직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영진들은 그동안 마인드프리즘이 지켜왔던 ‘사람에겐 마음이 있다’는 가치를 훼손하며 일방적인 부서개편을 단행하고 소통을 거부했습니다. 급기야는 성과가 증명되어 계약갱신이 예상되던 심리치유 활동가에 대해서 계약종료 통보에 이르렀습니다.”라고 한다. 6월 사임 이후 이렇게 일이 진행된 것을 정혜신 전대표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보통 이렇게 일이 진행되려면 이미 안이 나와 있는 것 아닌가?

와락으로 사회적인 명사가 된 정혜신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TV찬조연설을 했다. 그 연설에서 정혜신 전대표는 “해고를 당했다고 다 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이 죽어가는 거냐, 사람들이 많이 묻더라구요. 사람의 고통이 여러가지가 있지만요. 사람이 진짜 억울하면요. 정말로 살아남기가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또 그 억울함과 함께 세상 누구도 우리 고통에, 내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런 극도의 절망감이 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 삶의 끈을 놓게 만드는 거죠.” 마인드프리즘 노동자들의 억울함은 어떻게 할 건가?

지금도 마인드프리즘 홈페이지에는 마인드프리즘 설립자인 정혜신 씨의 이야기가 걸려있다.

만일 이 문제를 피한다면 정혜신 전 대표도 억울함을 치유받아야 하는 노동자를 만든 당사자가 될 것이다.


둘째, 마인드프리즘에 투자를 했던 김범수씨와 그 투자를 통해 공동대표가 되었던 김화영 전대표는 이 문제에 왜 침묵하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보통 투자라고 하면 투자에 따른 손실도 함께 부담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오마이뉴스> 기사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김범수 씨는 회사 지분 70.5%를 인수하며 친동생을 공동대표 자리에 앉히며 투자를 했다. 카카오톡의 투자를 받으며 마인드프리즘은 적자에도 사업을 계속 넓혔으니 이 적자분은 카카오톡에도 책임이 있다. 그래서인지 동생인 김화영 전대표는 사임을 하면서 카카오톡 부채인 26억 5천만원을 책임지기로 하고 현 공동대표에게 지분을 양도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면 회사 부채는 4억 정도인데, 그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이 부채가 직원들을 대거 해고해야 할 만큼 심각한 것일까? 김범수 씨와 김화영 전대표가 우리는 손을 뗐으니 상관없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공동대표는 김화영 전대표와 무관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지분을 넘겨준 사람들이 지분을 넘겨받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향력이 없을까? 더구나 현 공동대표인 김창성 씨는 김화영 전대표가 대표를 맡을 때 함께 들어온 사람인데?

심지어 김범수 씨는 2013년 정혜신 전대표와 ‘1000만 힐링 프로젝트’에 나선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돈이 아닌 사회공헌을 위해 시작한 일이다. 국민에게 자기 자신을 만나게 해주고 싶어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한 책임은 없나? 결국 자기 기업 이미지만 좋게 만들었다는 것인데....


셋째, 현 공동대표는 사안을 해결할 의지가 있나?

<오마이뉴스> 기사에 따르면, 현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경영상 적자가 계속되던 중 사업 규모 대비 높은 인력 숫자 등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려고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팀장이나 직원 대표단과 협의했지 일방적으로 진행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따져보면, 희망퇴직은 현 공동대표가 취임하기 전에 벌어진 일이기에, 본인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할 사안은 아니다. 그리고 ‘협의’하며 진행한 일이었다고 하면서 지난 1월 6일 “ '계약직 고용 지속' 등을 요구한 직원들에게 서면 경고장을 발부하며 맞대응했다.”(<라포르시안> 기사) “마인드프리즘 사측은 지난 6일 직원들에게 "회사 직원들 간의 불신을 선동하고, 회사의 신인도를 훼손하는 등 복무규율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서면 경고장을 발부했다.”(<프레시안> 기사) 이건 사측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없음을 뜻한다.

현 공동대표는 마인드프리즘 창립 멤버인 박인정 씨와 김화영 전 대표와 함께 입사한 김창성 전 마케팅팀장이다.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김화영 전대표와 함께 입사한 김창성 대표이니,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경영마인드만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혜신 전대표와 함께 마인드프리즘을 만든 박인정 대표는 어떤 입장일까?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 정말 공동대표라면 이 문제에 관해 박인정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김 대표는 ‘이제 김범수 의장, 정혜신 박사, 김화영 전 대표 세 사람 모두 마인드프리즘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하는데, 그게 더 의심스럽다. 왜 이렇게 꼬리 자르기를 시도할까?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일방적인 구조개편을 받아들이면서도 회사를 지키려 하는데, 사측은 경영적자이니 어쩔 수 없다며 해고를 밀어붙인다. 노동조합에게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하는데, 누가 정말 마인드프리즘이라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걸까? 현 공동대표야말로 마인드프리즘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들이고, 정혜신, 김범수, 김화영 씨는 이런 사태에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사안이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지켜 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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