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용자 몽똘 2010. 10. 13. 00:53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문부식 선생에게 전화가 왔다.
예전에 프레시안에 썼던 삼성불매운동 원고를 보완해 달라는 전화였다.
2편의 글을 썼는데, 조금 더 쓰고 싶은 글이 있었는데 좀 해괴한 논리를 펴는 분이 있어 그냥 말았다.
잘 되었다 싶어 애기 보며 몇 자씩 꾸역꾸역 고쳐서 보내드렸는데 어제 책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목처럼 굿바이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고...
김상봉 선생이 180매의 장문의 원고를 썼다고 하는데, 그 글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나저나 김용철 변호사는 잘 지내시나 모르겠네.
처음 봤을 때와 달리 두번째 봤을 때는 그 나름의 유머감각에 조금 즐겁기도 했는데...

지금 당장 삼성을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논의의 시작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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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몽똘 2010. 4. 12. 11:00
삼성이 나쁘고 삼성 돈을 받아먹는 정치권이나 언론사가 나쁘다는 얘기는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 펴냄)나 <프레시안>의 "삼성을 생각한다" 특집 기사들을 통해 많이 얘기되었다. 하지만 이런 얘기들이 그냥 이야깃거리로 끝난다면 몇 년 뒤에 또다시 이런 추악한 얘기들을 듣게 될 터, 이제 우리의 실천이 필요하다.

며칠 전 스물세 살 꽃다운 박지연 씨의 죽음은 우리가 멈추면 안 될 또 다른 이유를 마련해 주었다. 그동안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했던 사람들 중 여러 사람들이 백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을 하고 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반올림에 따르면, 확인된 암 발생자만 22명이고 탈모와 유산, 무월경 등의 증상은 수없이 발견되지만 삼성전자는 단 한 건의 산업 재해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무런 산업 재해도 없는데 사람들의 건강이 나빠지고 목숨을 잃을까.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이런 얘기를 믿을 수 있을까? 단지 기업 내부가 썩어서라기보다는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의 목숨과 건강이 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삼성을 그냥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더 나쁜 것은 삼성이 그런 피해자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을 생각은 전혀 없고 돈이면 모든 게 다 해결된다는 식의 태도 말이다. 한 푼이 아쉬워 젊은 아들과 딸을 공장으로 보내야 했던 부모들의 아픈 마음을 마지막까지 헤집어버리는 그 태도, 대체 삼성 내에서 어떤 명령을 받고 무엇을 보고 배웠길래 그들의 태도는 그럴까?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책임성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삼성전자만이 아니다. 2007년 태안반도를 기름으로 도배했던 삼성중공업은 어떠한가? 지난 2월 26일에는 태안군의 성정대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안 주민 중 네 번째 자살이라고 한다. 특히 성 위원장은 서울고등법원이 삼성중공업의 배상 책임을 56억 원으로 제한하는 결정을 내리고 이 결정에 대한 항소마저 기각되자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기름 유출 사고 이후 태안의 마을에서 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이를 책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니 이미 많은 비극들이 예고되고 있다.

▲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직후, 인근 굴양식장의 모습. ⓒ인디코

사실 이런 비상식적인 사건들이 삼성과 관련해 계속해서 일어났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2005년 2월 서울중앙지검은 삼성SDI의 전·현직 직원 12명이 이건희 회장 등 삼성 관계자 8명을 형사 고소한 사건을 기소중지했다. 고소 이유는 개인의 휴대전화를 몰래 복제해서 사람들의 위치를 추적했기 때문이다. 위치를 추적당한 사람들은 노조를 만들려고 했었고, 위치 추적을 한 휴대전화의 발신지는 삼성SDI의 수원공장이었다. 이 정도면 누가 위치를 추적했는지 어린아이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은 "'누군가' 고소인들의 휴대전화를 복제한 사실은 밝혀졌으나, 그 '누군가'를 찾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누군가'를 기소 중지했다"고 밝혔다. 지금 우리가 나서서 바로잡지 않으면 이런 어이없는 일들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삼성 불매 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번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의 김성균 대표의 글(☞관련 기사 : "삼성 불매 펀드, 100억 원을 넘었습니다")처럼 삼성 불매 운동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미 삼성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삼성그룹의 상품을 사지 않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이 꿈쩍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잠깐 뒤로 물러난 이건희 회장이 국민들에게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훈계하며 슬그머니 자리로 복귀하고 해체되었던 전략기획실이 다시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 약간 따끔하긴 하지만 아직은 숨통이 막힐 만큼 답답하지 않은 게다. 따라서 이제는 그 숨통을 확 죄어줘야 한다.

김용철 변호사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의 제2금융권에서 비자금을 축적하고 전횡을 일삼아 왔다. 이런 자금줄을 틀어막아야 삼성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 더구나 삼성생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5월로 예고되고 국내 투자자만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삼성생명과 삼성그룹의 실체를 알리며 압박을 가해야 한다. 삼성생명을 중심에 놓고 삼성이 운영하는 보험, 카드 등의 시장 점유율을 떨어뜨리고 앞으로도 그 점유율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예고해야 한다.

그리고 삼성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에버랜드의 위치를 흔드는 것도 필요하다. 삼성에버랜드의 작년 영업 실적을 보면 레저 부문이 약화되고 급식식자재를 취급하는 외식 사업부의 실적이 10.9퍼센트나 늘어났다고 한다. 그러니 에버랜드 이용 안 하기도 중요하지만 에버랜드 외식사업부나 그와 관련된 '에버 푸드'(☞바로 가기)라는 브랜드를 실패하게 만드는 것도 이건희 일가를 압박하는 좋은 방법이다. 에버랜드의 사업에 관심을 두고 불매 운동을 벌이자.

이렇게 삼성 일가의 자금줄을 죈다면 삼성 불매 운동은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언소주(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나 진알시(진실을 알리는 시민)같은 단체만이 아니라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소액 주주 운동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참여연대이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은 주주총회장에서 이건희 일가의 막무가내 행동을 막으면 좋겠다. 그리고 노동단체나 시민단체도 회사의 급식 회사를 확인하고 조합원이나 회원들에게 불매 운동을 알리는 메일과 편지를 보내서 동참을 유도하면 좋겠다.

또 3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가진 소비자 생활협동조합들도 불매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 좋겠다. 소비자 생협의 매장에서 삼성카드를 다루지 않고 조합원에게도 삼성카드를 해지하고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 등을 이용하지 말자고 권유하면 좋겠다(삼성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기로 유명하니 이번 기회에 그런 불공정함도 바로잡자).

삼성 불매 운동에 찬성하는 단체들이 단체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삼성 불매 운동에 동참합니다"라는 배너를 달고 동참 단체들이 등록하는 홈페이지를 만들면 그 힘을 증명할 수 있다.

이런 노력들이 성공하면 '삼성 FreeZone'을 선언할 수도 있다. 상상해 보자. 우리 마을에서는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 보험사들이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삼성카드 가맹점이나 삼성카드를 쓰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홈플러스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그러면 즐겁지 않을까? 이런 다양한 노력들이 모여서 6개월 정도 자금줄을 죄면 삼성그룹이나 이건희 일가도 태도를 좀 바꾸지 않을까? 국민들에게 정신 차려라고 말하지 않고 자기네들부터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그리고 삼성에 집중하면 다른 재벌들도 같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돈으로만 세상을 주무를 수 없다는 점을 그들에게 알려주자. 냉소하지 말자. 지금은 분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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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스코프스키 2010.04.15 09:45  Addr  Edit/Del  Reply

    이런 현상은 요즈음 공기와 같다고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기업이 사회를 좌우하는 현상에 관한 도서들도 몇 권 나왔다고 하긴 합니다. 지난 번에 소개해 드린 마이클 패렐만 교수의 <<기업 권력의 시대>> 말고도 구체현상을 적시한 도서도 있습니다. - 기 소개 도서가 다소 추상이긴 하지요.
    장문석 씨의 저서 <<피아트와 파시즘>>도 그렇고 일본의 반핵운동가 히로세 다카시의 저서 <<제 1권력>>도 있습니다. 특히 후자는 미국의 두 거대 자본 모건 가와 록펠러 가를 폭로해 일종의 천기누설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삼성이 하는 일을 폭로한 것이 천기누설에 해당하지요... 모건, 록펠러, 피아트, 삼성 모두 공통점이 있지 않습니까!
    모두 대중사회라고 부르는 현대사회의 실질 지배권력의 실체라는 점이죠... 하루빨리 이 실체를 향한 대항하는 역량을 집결해야 합니다.

    부록)
    한겨레 21 칼럼에 <<기업 권력의 시대>>를 축약한 듯한 내용의 칼럼 개제가 있었네요. 조계완 기자의 <시장딴죽걸기> 라는 연속물로 지난 3월 5일 800호로 종료한 칼럼이었습니다. 제목은 '어느덧 삶의 지배자가 된 거대기업'입니다. 주소는 http://h21.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26824.html
    이네요.

    다만 아래와 같은 제 개인 견해로 밝히는 한계가 있긴 합니다.

    마지막 부분들인데 한겨레의 성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지막 부분의 국민경제 부분은 여느 보수층이나 자유파랑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금융이라는 주술에 휘둘린다는 내용도 마치 한국의 기업이 스스로 당했다는 인상을 주는 대목인데 그럼 금산분리완화를 요구하는 것들은 그들이 무슨 약점이 잡혀서 주장한 걸까요? 아닙니다. 스스로 선택한 대목입니다.
    다음구절에서 정부에 지시를 내린다는 내용이 있다는 구절이 있지만 마지막에 거대기업을 '번영의 불씨'로 되살리고 싶다는 건 웬 봉창인가요?

    • 몽똘 2010.04.16 07:02  Addr  Edit/Del

      그러게요. 이런 현상을 넘어서기 위한 민중의 노력이 필요한 듯합니다. 말씀하신 한겨레 칼럼의 결론은 상당히 생뚱맞네요. 웬 봉창일까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건 아마도 우리의 인식이 이미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걸 넘어서야 하겠죠. 저는 그 넘어서는 힘이 아나키즘이라고 봅니다.^^

    • 보스코프스키 2010.04.17 12:33  Addr  Edit/Del

      칼럼의 마지막 부분처럼 진단을 마치고도 모순 견해를 내리는 사람들이 제법 있기는 하지요... 예전 산업 시대처럼 그런대로 살 수 있는 시기를 목표로 하는 것이죠...
      이건 소련 - 비록 아나키스트들이 대안을 삼을 수 없음에도! - 붕괴의 여파가 그 만큼 크다는 얘기죠... 거기다가 이 붕괴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1999년 경 부터 시작한 반 신자유주의 운동의 교착하고도 관련이 깊은 주제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 바람에 다수에서 소개 칼럼 처럼 신자유주의의 결별이 <<<사민주의>>>나 <<<케인즈주의>>>로의 회귀와 같은 방향으로 정치의사를 표현하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한국에도 있었지만 다수 지역에서 이들 <<<사민주의>>>나 <<<자유주의>>> 좌측의 분열을 초래한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하니 본질과 현상 모두에서 진단을 마친 구체상을 제시해도 결론의 모순은 어느 정도는 현 실상을 반영한 듯 합니다.
      이 점에서 비록 아나키스트 - 최근 각지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아나키즘에 입문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긴 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군요! - 들이 대안 삼을 수 있는 지는 모르나 희랍/그리스나 네팔의 투쟁을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봄철도 과거와는 달리 황사가 심해진 상황이라고 하니 단단히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 이 문득문득 드는군요... 봄철 아니 이 이후 모두 무사히 넘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