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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1 관객민주주의를 넘어서: 선거에 대처하는 열 가지 방법 (2)
posted by 몽똘 2010.03.21 17:08
얼마전 수원행동연대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나눴던 내용이다.
선거에 대해 조금은 다른 얘기를 하고 싶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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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객민주주의 넘어서기


우리는 민주주의를 얘기하지만 정작 민주주의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 학교나 직장, 동네 등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거의 모든 곳들이 민주주의와는 거의 상관없는 곳들이다. 경험한 적이 없으니 민주주의는 멀게만 느껴지고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나마 우리가 민주주의를 얘기할 수 있는 곳은 선거 뿐이다.

근대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이다. 대의 민주주의는 유권자가 합리적으로 자신의 대표를 선택할 수 있고 대표가 헌신적으로 그들의 뜻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근대국가는 대중의 정치를 ‘선거로’ 제한했고 정치를 의회와 행정부의 전유물로 만들어 왔다. 근대는 정치인이 정책을 생산하고 유권자가 그 정책을 구매하는 시장으로 정치를 변질시켜 왔다. 우리는 관객처럼 물끄러미 그네들의 정치판을 바라보기만 한다.

사실 관객민주주의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의 의미는 주인됨을 뜻하는데 관객은 지나가는 손님이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과 관객이 서로 말을 건내며 서로의 세계를 조금 더 넓힐 수도 있겠지만 그 역시 관객의 주인됨이 가능할 때나 가능한 얘기이다.

우리의 대의민주주의는 관객을 배제할 뿐 아니라 배신한다. 유권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솔직히 드러내지 못할 수 있고(예를 들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은 한국에서 사회주의자는 자신의 선호를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거나 드러낼 경우 불이익을 받는다), 또 자신의 진정한 욕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수도 있다(이를테면, 대중들은 조중동과 보수화된 언론들이 쏟아내는 온갖 이데올로기와 선전, 조작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런 점에서 사실상 선거는 대중이 직접 정치하는 걸 막는 장애물일 뿐이고 언제나 대중을 배반한다. 그래서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루소(Jean J. Rousseau)는 대의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영국 국민조차 선거기간에만 자유로울 뿐 나머지 기간은 감옥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민주적이라 여기는 비밀투표는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원리가 아니라 사실상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원리로 변질될 수 있다. 실제로 자신을 뽑아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대표는 유권자에게 직접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일단 뽑히고 나면 소환되지 않는 이상 대표는 대중을 배신할 수 있다(국민소환제조차 인정되지 않는 한국에서 유권자는 국회의원을 통제하려면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대의 민주주의가 유권자와 대표의 관계에서 구조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선거라는 형식은 대중이 자신의 주인공을 승인하는 과정으로 변질되기 쉽다.

2010년 지방선거의 상황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4대강사업, 세종시 등 중앙정치의 이슈들이 지역의 이슈들을 압도할 것이고, 예전 선거를 보면 지역별로 각종 개발사업이나 녹색성장산업들이 패키지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1주기도 다가온다. 풀뿌리민주주의는 여전히 풀뿌리보수주의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단일후보를 내는 방안을 고려한다고 하는데, 이 역시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반MB연합후보라는 틀이 얼마나 가벼운가? 이명박을 싫어하면 모두다 내 편일까? 단일후보를 만들면 시민들은 무조건 이를 지지해야 할까? 중앙에서 모여 패키지를 합의를 보는 건 시민을 관객의 자리에 앉혀 놓는 대의민주주의와 무엇이 다를까?

6월의 선거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올 한 해에 정치무대 자체를 뜯어고치는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 더 이상 관객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내가 직접 정치무대에 뛰어들면 어떨까? 시민들이 함께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새로운 정치실험을 위해 과거의 의미들, 예를 들어, 한일합방 100주년, 4월민중항쟁 50주년, 5월 광주항쟁 30주년같은 사건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2. 선거 때 무얼 할까?


(1)첫 번째 방법, 그냥 투표만 할까?

마치 투표를 하는 게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글쎄올시다. 만일 투표를 할 만한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할까? 최악을 피하기 위해 조금 더 나은 사람에게 투표하면 내 마음은 편할까? 그 놈이 그 놈같은 선거판에서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도 스트레스이다.

정말 끌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무효표를 만들면 어떨까? 그냥 무효표만 만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니 무효표를 만들려면 자신이 무효표를 찍는 이유를 널리 알리고 선거 대신에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싶다고 외치고 공감하는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인터넷에 무효표 사이트를 만들고 사람들의 의견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2)두 번째 방법, 선거운동을 좀 도와줄까?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지만 반MB를 내세운 후보단일화가 한창이다. 지방선거에서 반MB연대가 과연 올바른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명박이 싫으니 다른 정당의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싶을 수 있다. 이왕 선거운동을 할 거면 성별, 직업별, 계급별 비례에 맞는 사람을 밀어주자. 그리고 똑같은 후보라면 여성을, 농민이나 노동자계급 출신을 밀어주자. 그래야 배신의 확률이 낮아진다.^^;;

그리고 선거운동을 할 생각이라면 미리 선거법을 좀 공부해 두는 게 좋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무원도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고, 향토예비군 간부, 주민자치위원회의 위원, 새마을,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의 임원 및 대표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들은 “교육 기타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거나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거나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 “선거기간중 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법령이 정하는 외의 금품 기타 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하는 행위”, “선거기간중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시행하는 사업중 즉시 공사를 진행하지 아니할 사업의 기공식을 거행하는 행위”, “선거기간중 정상적 업무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 “선거기간중 휴가기간에 그 업무와 관련된 기관이나 시설을 방문하는 행위” 등이 금지되어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뭘까? 이런 사람들이 선거운동에 참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하자. 이런 사람들이 암암리에 선거운동을 하며 토호들의 당선을 도우니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자. 그리고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거래상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면 신고하자.

또한 후보자와 그 배우자(배우자 대신 후보자가 그의 직계존비속 중에서 신고한 1인을 포함),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후보자와 함께 다니는 활동보조인 및 회계책임자를 제외하면 어깨띠나 옷, 표찰, 수기, 마스코트 등을 사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하는 사람이 있으면 신고하자. 그리고 “누구든지 숫자ㆍ부호 또는 문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ㆍ전자우편주소 등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프로그램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정보를 전송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되어 있다. 자기 연락처나 메일주소를 밝히지 않은 사람이 선거운동을 하면 신고하자.

선거법이 좋은 건 아니다. 개떡같지만 국민이 아닌 자나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다. 왜 참여하면 안 되는 걸까?


(3)세 번째 방법, 정치계약을 맺자!

선거만 되면 서민후보, 무슨 무슨 후보가 난립한다. 열심히 일하겠다니 기특하지만 그 말을 어찌 믿고 4년 동안 책임을 맡길 수 있으랴. 그러니 무슨 일을 하겠다고 하면 그와 정확하게 계약을 맺자. 즉 후보자와 ‘정치계약’을 맺자! 그냥 당선을 위해 뛰어주는 게 아니라 ‘정치계약’을 맺자. 당선되고 난 뒤에 자기 마음대로 결정을 내리면서 민심을 받들었다고 떠들지 못하도록 일본의 ‘대리인운동’처럼 대리인으로 일하게 하자.

지방의원이나 단체장으로 선출되는 것보다 선출되고 난 뒤의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 일본 <가나가와 네트워크>의 경우 “의회에 보낸 사람을 의회 바깥에서 지원을 해주는 ‘공육(共育, 상호교육을 통한 상호성장) 시스템’”을 강조한다. ‘대리인 운동’이라는 표현이 한국사회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데, 대리인만큼 중요한 것이 상호성장이라고 본다. 지방의원이나 단체장이든 그 속에서 활동하며 경험한 것을 독점하지 않고 나누고, 제도권 밖의 운동이 자칫 정형화되기 쉬운 고민에 활력을 제공하는 이중적이고 상호적인 체계가 있어야 정치세력화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그리고 후보자들한테만 요구하지 말고 주민들에게도 똑바로 감시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책임서명운동을 하자. 정치인을 뽑아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뽑은 책임을 지고 앞으로 함께 하겠다는 서명운동. 선거감시를 위한 선거운동이 아니라 유권자가 스스로 결의하고 동네일에 참여하겠다는 ‘공정선거운동’을 하자.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을 위한 서명이나 날인이 아니라면 서명을 받아도 무방하다.

그리고 진보정당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는 국회에 진출한 자원과 지역을 연결하며 정책을 만드는 역할을 맡겠다는, 즉 아젠다 형성과 정책연관성을 살리고 법률과 조례가 결합하는 중간매개의 역할을 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약속을 받자. 그리고 그 약속을 증명하는 의미로 정당공천후보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지역단체가 함께 공천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하자.

지금 다른 지역에서는 지금 유권자연대, 마포풀뿌리좋은정치네트워크같은 실험들이 진행중이다. 그런 사례들을 참조해도 좋다.

- 관악유권자연대는 지역정치에서 다룰 정책을 만들고 주민후보를 발굴하고 당선시키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후보를 공개모집하고 후보검증절차를 거쳐 주민후보를 선정할 예정이고, 주민후보들은 관악유권자연대가 지향하는 가치들, 즉 인권, 복지, 생태, 풀뿌리민주주의, 연대와 협동의 가치에 동의해야 한다. 관악유권자연대는 선거 이후에도 행정과 의정을 감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cafe.daum.net/2010gwanak)

- ‘마포 풀뿌리좋은정치네트워크(약칭 마포풀넷)는 선출절차에 따라 정해진 주민후보에게 전면적인 지원(선거자금, 선거인력, 선거정책)을 해서 후보 개인이 돈을 쓰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고 ‘주민후보’로 나서고자 하는 사람은 마포풀넷과 후보자와 주민 사이의 서로 지켜야 할 구체적 약속이 담긴 소정의 ‘협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주민후보의 구체적 성격(무소속 여부 등)은 운영위원회에서 안을 제시하고, 회원 투표로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http://community.microtop10.com/archive/13)


(4) 네 번째 방법, 어차피 낙선할 거라면, 하고 싶은 말 다 하자!

만일 후보자로 선거에 나설 생각인데 당선가능성이 없다면 그냥 길목 좋은 곳에서 하루 종일 떠들자. 뻔한 얘기 말고 진솔한 삶의 얘기를 하면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괜히 옆의 측근 말만 듣고 당선될 수 있을 거란 부질없는 희망을 버리자. 혹시 아나? 진솔한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선될 수 있을지. 아니면 적어도 15/100 이상의 득표를 얻어 기탁금을 되찾을 수 있지 않겠나.


(5) 다섯 번째 방법, 생활정치보고서를 만들자!

보통은 선거운동을 하며 온 힘을 다 빼고 선거가 끝나면 아노미 상태가 된다. 이기면 이긴대로, 지면 진대로 아무런 평가 없이 그냥 지나가고 4년이 지나면 또 다시 선거에 관한 고민을 시작한다.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평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평가는 꼭 니가 잘 했니, 내가 잘 했니를 따지는 과정이 아니다. 선거에 임하기 전에 미리 활동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선거에서의 목표는 당선만이 아니라 지역복지정책, 청소년인권 등 다양한 의제를 제안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목표를 둔다면 당선과 무관하게 그 의제들을 후보자나 당선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후에 실천하는가를 계속 따져야 한다. 그리고 선거운동도 그런 의제들이 선거를 통해 지역사회에 순환되도록 해야 하고, 단순히 선거에 동원되는 방식이 아니라 선거를 자기 목표를 실현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세부적인 과제를 정하고 그 과제를 위해 어떤 활동을 펼쳤고 그런 활동이 실제로 그런 과제를 실현하는데 잘 맞는지, 아닌지를 따져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가 목표로 삼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정하고, 그 목표에 맞춰 세부적인 행동계획을 짜고, 그 행동계획을 실천한 뒤에 각각의 계획들을 평가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어느 지역을 가든 선거에 뛰어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있지만 선거과정을 기록하고 그것을 평가한 자료들은 보기 어렵다. ‘선수’들은 있는데, ‘매뉴얼’은 없다. ‘생활정치보고서’라는 매뉴얼을 작성하고 선거 때마다 업그레이드한다면 다음 선거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


(6) 여섯 번째 방법, 적이 아니라 친구를 만들자!

현재의 선거는 적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이 어떠하건 그것이 표로 연결되지 않으면 중요하지 않다. 당선만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선거는 친구보다 적을 만드는 과정이고 그나마 관계가 있던 사람들마저도 하나씩 그 관계가 분명해지며 정리되는 과정이다. 그러다보니 선거는 승리하든 지든 지역사회에 많은 상처를 남긴다. 우리는 상처를 서로 치유할 만큼 충분히 소통하고 있나? ‘우리가 남이가’라는 마음가짐은 없나?

어떻게 하면 지역정치를 통해 적이 아니라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어찌보면 방법은 간단할 수 있다. 친구가 되려면 만나야 하고 서로의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지역주민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는 문제는 무엇일까? 동네를 한바퀴 돌다보면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많은 꺼리들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얘깃거리가 많다고 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어떤 얘기에 관심을 가질까?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열 받게 만드는 얘기가 아무래도 가장 효과를 거두기 쉽다. 그렇다면 우리 동네에서 사람들이 가장 열 받아 하는 문제는 뭘까? 거기서 시작해 사람들을 만나고 꼬시고 친구가 되면 지역일을 풀어 가는데 좋다.


(7) 일곱 번째 방법, 지금부터 지역발전 10개년 계획을 작성하자!

지역의 미래계획을 짜는 사람들은 공무원들이 아니라 바로 주민이어야 한다. 그냥 주민이라고 하면 감이 오지 않는다. 우리 마을에 누가 사는지,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지, 우리 마을의 독특한 문화는 무엇인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는지 귀를 기울이며 숨겨진 자원을 찾아야 한다.

10년 뒤의 우리 마을을 생각해 보자. 나는 이 마을에 살고 있을까? 내가 이 마을에 계속 살고 있다면 왜일까? 단지 전세나 월세 때문에? 아니면 사람들이 좋아서? 한국의 수도권이 과연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사회경제적 조건에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런 얘기를 주민들과 함께 나누다보면 한숨이 나오기 마련이다. 한숨이 나올 때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나누며 서로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주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민들과 더불어 지역발전계획을 짜야 한다.


(8) 여덟 번째 방법,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을 잘 살펴보면 뿌옇게 보이던 지역토호들의 모습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누가 한나라당 선거운동을 하는지, 어떤 조직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지, 그런 것을 일일이 기록하고 지역토호 지도를 그리자. 적을 알면 이길 수 있다고 하지 않나. 어떻게 활동하고 누구를 만나는지를 꼼꼼히 기록하는 스파이가 되자.

소위 진보단체나 정당이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나는지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지역토호들이 누굴 만나고 어떻게 활동하는지 거의 모른다. 선거를 통해 그들의 실체를 드러내자.^^

선거가 끝난 뒤에 이 토호지도는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선거가 끝나면 분명히 토호들이 사는 지역에 여러 가지 개발사업들이나 수상한 정책들이 시행될 것이다. 그때 이 토호지도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3. 모두가 행복한 정치는 불가능할까?


(9) 아홉 번째 방법,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자!

그동안 여러 선거를 거쳤는데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행복했을까? 그나마 당선되면 노련한 지역 활동가가 사라지는 대신 그럭저럭 괜찮은 지역정치인이 생기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지방의회에서 소수파로서 그다지 영향력은 행사할 수 없고 개인적인 야심에 따라 활동영역을 광역, 국회의원 등으로 넓히다보니 정작 자기 기반이 약해진다. 결국 당선된 사람은 지역 내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도 그가 행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단체 후보를 당선시킨 단체는 행복했을까? 출마 후 지역단체들의 활동영역과 지역정치인의 활동영역이 괴리되어 평상시보다 훨씬 더 못하게 소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체는 정치인에게 필요한 사안에 대한 도움을 못 받는다는 불만을 가지고, 정치인은 자신의 의정활동을 지원하지 않고 소수파의 입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가진다. 결국 당선자와 단체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고 심지어 싸우는 경우도 있었다. 단체는 행복했을까?

부패한 정치구조를 개혁할 뿐 아니라 권력을 주민들의 손에 돌려주기 위해 정치권으로 투신하고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비슷한 정치인들과 연대하는 것, 분명 매력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실제로 가장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정치세력화는 더욱더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런 매력이 실현된 적이 있나?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바뀌면 정치가 바뀐 걸까?


(10) 열 번째 방법, 내가 행복하기 위해 마을이 행복해야 한다!

과거 지역정치인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조직화, 그리고 임파워먼트(개인적 임파워먼트와 조직적 임파워먼트)를 강조했다. 왜 그럴까? 선거에 임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그것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진정한 정치세력화는 주민들을 헌신적으로 대변하는 사람들이 여럿 나오는 게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가 정치화되고 정치인들과 자신의 차이를 의식하지 않을 때, 언제라도 자신이 저런 책임을 맡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실현된다고 본다. 정치가 무엇이고 어떻게 실천되어야 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주민운동에 요구된다.

좋건 나쁘건 여러 가지 주민참여제도들이 우리 사회에 도입되어 있다. 정보공개청구, 주민투표, 주민소환, 주민발의, 참여예산 등 다양한 방법의 활용해서 정치적 기회구조를 스스로 만들자. 아이 한 명이 자라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서로 돕고 보살피는 과정을 만들어 보자. 행복해지고 싶다면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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